아빠... 잘 지내고 있지?
오늘은 어제보다 덜 덥긴해도 무척이나 덥다.
거기도 많이 더울라나?
오늘 회사 이사님이 왔다 갔는데 여러가지 얘기를 해 주더라고.
맞는 말도 있고 틀린 말도 있고. 공감이 가긴해도 나와는 많이 다른 것 같아.
형제가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삶에 익숙해 진다는게 내 삶을 열심히 사는게 부모한테 좋은 모습인지 아직 모르겠어.
일주일에 한 번 그것도 대충 왔다가 밥만 얻어 먹고 가고.
아빠가 많이 힘들었을텐데. 아빠도 나 왔을때 힘들다고 말하고 싶었을텐데.
더 있다 가라고 말하고 싶었을텐데. 그렇게 나 왔다가면 아빠는 또 다시 말도 안통하는 엄마와
단둘이 지내야 될텐데. 주말이 얼마나 더 힘들고 외로웠을까.
매일 점심을 먹을때 마다 울컥해.
이런 4500원짜리 점심도 아빠는 먹어보질 못했고 돌아가시는 날까지 그저 편의점 빵과 죽만
드셨으니...그것도 다 먹지도 못 하고...
아빠가 정말 돌아가실 운명이었을까? 내 잘못이 아닌걸까?
아빠는 날 용서해 줄까?
먼훗날에 내가 가서 물어봐야겠어. 죽는다는게 아직도 난 무서운데...
내일은 비가 온데.
아빠 거기서는 행복해?
아프지도 않고 맘껏 하고 싶은거 다 할 수 있을까?
거기서는 아프지말고 아무 걱정없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엄마는 내가 잘보다가 때가 되면 아빠 곁으로 보내 줄께.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빠.
보고싶어. 매일 매일 하루 하루가 지나도 변하지가 않네.
서창동가면 아직도 아빠 몸내가 나더라. 잠깐 슈퍼 간것 처럼...
잘 지내 아빠. 내일 또 올께.
사랑해.